살아남는 아이디어, 사라지는 아이디어
왜, 사람들은 어떤 아이디어나 주장이 결코 진실과 거리가 먼데도 좋아할까? 그리고 그것을 진리라고 믿고 싶어할까?
이런 내용을 다룬 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디스코와 나팔바지는 1970년대에는 근사한 것이었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자리는 뉴웨이브 음악과 딱 붙는 청바지가 대신했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이원론처럼 시간이 지나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2. 나는 빅 아이디어가 인간의 뇌 구조 혹은 기능과 잘 들어맞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뇌는, 인간이 빅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세계를 보게 하는 것이다.
3. 이 아이디어에 영감을 준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인류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터렌스 디콘(Terrence Deacon)을 기념해, 나는 이같은 주장을 '디콘주의the Deacon Doctrine'라고 부르겠다.
4. 디콘은 인간이 현대적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반직관적인 설명을 내놓는다.
그는 뇌의 상징처리 능력이 진화한 목적은 언어 자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두 남녀 사이의 성적인 정조의 끈을 공고히 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그럼으로써 둘은 부족의 인정을 받고, 남자는 마음 놓고 사냥을 하러 나갈 수 있었다.
5. 디콘주의의 핵심은 언어가 다른 무엇보다 인간의 뇌의 구조와 기능에 맞게 진화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이다.
그는 언어가 뇌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쉽게 진화했다는 광범위한 증거들을 제시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하면서 언어는 두 살짜리 아이가 더 배우기 쉬운 방식으로 변해왔다고 디콘은 주장한다.
6. 그러므로 디콘주의는 다음과 같이 진술할 수 있다.
빅아이디어가 영향력을 끼치며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의 뇌의 구조와 기능에 잘 들머맞기 때문이다.
7. 데카르트가 기술하듯이 아이디어는 뇌의 구조와 기능에 맞도록 진화된다.
그리고 뇌의 구조와 기능에 매우 잘 들어맞는 아이디어일수록 사람들에게 '딱 달라붙어'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영속을 갖게 된다.
8. 공병호의 논평: 그런데 이런 빅 아이디어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경우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진리가 아닌 아이디어라도 뇌의 구조와 딱 들어맞으면 마치 진리인 것처럼 행세를 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잘못된 행동을 낳게 되고 개인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폐해를 낳게 됩니다. 막스 이론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출처: 조슈아 그린 외, (넥스트), 21세기북스, pp.7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