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8

흐르는 강물처럼

서명 : 흐르는 강물처럼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역자 : 박경희 출판사 : 문학동네 ISBN-10 : 8954606830 2008년 10월 18일 출간 327쪽 | A5 | 1판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업무상 늘 보던 딱딱한 책들을 집어던지고, 근래에 안읽던 예쁜(?) 소설 책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2008년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의 휴가기간에 나는 몇권의 책을 읽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그 전에 '11분'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 후, 연금술사를 읽다가만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책이 나와 바로 2권을 구입 후 읽기 시작했다. 한 권은 내가 읽고, 나머지 한 권은 지현씨께 선물해주고... 책의 구성이 몇 단락으로 ..

Life/book 2008.11.16

가고 오는 것

"요새 자꾸 졸리네. 오늘은 헤드뱅잉하면서 존 거 있지?" 평소 잘 졸지 않던 친구가 날씨가 선선해서 딱 졸기 좋다며 날씨 탓을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여름이 슬슬 물러나려나 봅니다. 아직 물놀이도 못했는데 여름이 벌써 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들면서도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 그리고 울긋불긋 단풍을 볼 수 있는 가을을 생각하니 설레기도 합니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도 있지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처럼, 오늘의 어려움과 힘듦이 지나면 내일의 행복과 기쁨이 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Diary/Diary 2008.08.27

아름다운 당신 곁에서...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붉고 노란 가을이 짧은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사라질 줄은 몰랐어요. 은행잎 휘날리고, 억새꽃 흩날리더니 안녕이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저만치 달아나 버리고 없네요. 가을의 뒷모습이라도 다시 보면서 손이라도 한번 흔들어보려고 애써 발돋움을 해 보지만 이제 더는 보이지 않아요. 지난 가을처럼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꿈인 듯 야속하고 또 안쓰럽지만 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인지도 몰라요. 영원히 곁에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사랑하는 사람들도, 손 마주잡고 다정히 흘러갈 것만 같은 시간도 결국은 처음 온 자리로 돌아가는 것인가 봐요. 꽃 같은 첫눈을 안고 겨울비에 젖어 온 하얀 이 계절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가겠지요. 나에게로 온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 제자리로..

Diary/Diary 2007.12.13

어머니 무릎뼈

어머니 무릎뼈 사이로 가을이 온다. 입추에 풀벌레 뚜두뚝 울고 앉고 일어설 때면 사뭇 찬바람은 아휴 아휴 분다. 이만치를 도려냈으면 좋것서야 뭣이 여기에 들어서 이렇게 아프다냐 들기는 뭐가 들어요. 고것이 다 자식들이 갉아먹은 거지 얼굴 숙이며 한마디 거들자 아녀, 오면 가야 하는디 고것이 가장 걱정이여 자식들 속 썩이지 말고 퍼뜩 가야 허는디 그 오지게 아픈 다리로 중추절에 금강산 구경은 꼭 가야 한다는 어머니 무릎뼈가 아파도 기어서라도 갈 수 있다는, 자식이 구경시켜 주는디 뭣이 문제다냐

Diary/Diary 2007.11.23

바람 부는 거리에 서 보라

찬바람 부는 만추의 거리에 서 보라. 가을은 떠나지 못하는 자들을 위로하는 바람의 계절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그냥 낯익은 네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해도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풀어헤치고 마음을 훨훨 날아가게 한다. 휑하니 바람이 불어대는 만추의 거리에 호올로 나서보라. 가을은 바람처럼 떠돌고 싶어도 제자리에 머물러야 하는 이들을 위해 대신 떠나는 비움의 계절이다. 여름내 진초록으로 단단히 무장했던 잎사귀들이 하나둘 작별의 인사 팔랑이며 떠난다. 떠나기 위해 그들은 비로소 빨갛고 노란 속마음을 드러낸다. 바람 부는 만추의 거리에 서면 누구나 바람이 될 수 있다. 누구나 가을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하나의 낙엽이 되어 빈 손짓으로 훨훨 떠날 수 있다. 누구나 맘껏 자유로울 수 있다.

Diary/Diary 2007.11.16

아름다운 당신께 가을은 외롭답니다.

가을은 외롭답니다. 그래서 지독한 사랑에 빠진답니다. 나무들은 훌훌 옷을 벗으며 가을볕을 듬뿍 끌어안고 햇살은 훌훌 비늘옷을 벗어던지며 바람을 가득 품어 안지만 가을에는 햇볕도 외롭답니다. 그래서 바작바작 가슴을 태운답니다. 가을에는 바람도 외롭답니다. 그래서 자꾸만 이리저리 쏘댕긴답니다. 가을에는 누구나 외롭답니다. 다만 가을이라서 외롭답니다. 가을볕도 외롭다고 갈바람도 외롭다고 나무들도 외롭다고 그래서 아무나 다 외롭답니다. 가을나무들은 훌훌 옷을 벗지만 가을사람들은 옷깃을 여민답니다. 가을이라 외로워서 외로움을 들키고 나면 더 깊숙하게 외로워질까 봐 자꾸만 옷깃을 여민답니다. 외로움도 하나의 상처랍니다.

Diary/Diary 2007.11.14

눈을 감고 느끼는 가을

우리는 산과 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 것을 보면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계절의 변화를 아는 것이지요. 하지만 보이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는 신호가 있습니다. 자장가 같은 귀뚜라미 소리, 온몸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햅쌀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맛, 길가 은행나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감촉... 눈을 감고 느끼는 가을은 화려하진 않지만 멋진 풍경 못지않게 신비하고 아름답습니다.

Diary/Diary 2007.11.06

햇살에게 맡기다

보송보송하다는 말을 입안에서 가만히 중얼거리다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온 몸과 마음이 해맑아지고 손가락 끝까지도 보송보송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가볍고 개운해집니다. 가을볕 받으며 느릿하게 휘늘어진 빨랫줄에 바람과 함께 눈웃음 날리고 있는 하얀 빨래자락 맑은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흐르는 새하얀 빨래의 옷소매 끝에서 햇살이 바람개비처럼 손을 흔들어댑니다. 다 맡기라고 근심 걱정 모두 모아 아낌없이 맡기고 하하 웃으라고 햇살이 정겹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바작바작 온몸을 말리고 알뜰알뜰 마음까지 펴 말려서 나른해지고 평안해지고 평온해지라고 햇살이 환한 미소를 보냅니다. 다 맡겨 볼까요? 살며시 눈을 감고 송두리째 마음을 맡겨 봅니다. 재잘대듯이 눈꺼풀을 간질이는 햇살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

Diary/Diary 2007.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