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

청춘의 아픔을 위한 기도

발걸음을 멈추고 문득 돌아보면 꽃처럼 아픈 청춘의 날들이 눈부시게 되살아나요. 깨알 같은 글씨들은 밝고 환하고 또렷했으나 내 안의 모든 것들은 가시덤불을 안은 듯 헝클어지고 내 앞의 나날들도 온통 안개 속처럼 막막하기만 해서 서성거리며 길을 찾아 헤매던 아픈 날들이었어요. 청춘의 막연함은 불안하고 방황이었지만 돌아보면 그 안타까움도 햇살 아래 빛나는 눈부신 신록의 반짝임이었고 피어나는 잎새를 닮은 눈 시린 초록이었어요. 그 무성한 아픔들의 이름이 청춘이었음을 유리조각처럼 아리고 쓰라린 순간들의 이름이 바로 해맑고 푸르른 청춘이었음을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될 아픈 그대의 청춘을 위해 기도합니다. 눈부신 청춘의 일렁임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청춘의 아픔을 위한 부드러운 연둣빛 기도는 스쳐 ..

Diary/Diary 2009.02.17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멋진 기도문을 한편 보내 드립니다. 멋지게 나이가 들어가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큼 가치가 있는 글입니다. 물론 젊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에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

Diary/Diary 2008.05.09

누군가 지금 울고 있다면

이른 새벽 동트기를 기다리며 어디에선가 추위에 떠는 사람이 있겠지요. 그를 떠나 보내고 그의 안녕을 위해 날마다 기도하는 사람이 있겠지요. 그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그의 아픔을 만지다 그를 사랑하게 된 사람이 있겠지요. 그의 사랑을 보면서 그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지요. 누군가 어디에선가 울고 있다면 그는 나에게 누구일까요? 하나의 눈물이 떨어지면 온 세상 사람들의 가슴에 진동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진동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 온 가슴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지금 울고 있다면 그 눈물은 흘러 흘러 내 가슴에 집을 짓습니다.

Diary/Diary 2007.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