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2

아름다운 당신께 드리는 오월의 편지

주변에 대해 자꾸 무거워지는 게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짐인 거라고 친구가 편지를 보냈습니다. 새 잎들에게 마른 풀들이 슬그머니 자리 비껴주고서는 하나씩 사그라들어 땅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어깨 너머 기쁨이라고 믿었던 것들과 가슴 가득 행복이라고 끌어안았던 것들도 그렇게 사라지는 거라고 친구가 중얼거립니다. 봄날의 마른 갈대들이 아직은 초록보다 더 드러나지만 얼마나 버티겠냐고 갈대숲을 헤치며 혼자서 산에 갔더니 빈산에는 비 대신 저녁놀이 내려서 좋더라고 친구가 흰 꽃처럼 웃고 있습니다. 맑은 오월의 초록바람 속에서 주변에 휩쓸리지 말고 편안하자고 모든 건 되는대로 그냥 두어보자고 이 길이 끝이 아니라 다른 길로 들어서는 갈림길이 되지 않겠느냐고 친구가 그럽니다.

Diary/Diary 2008.05.06

오월을 건너가는 나비에게

쉴 참이었는지 쉬가 마려웠는지 꽃다지 꽃판 위에 편히쉬어 하고 있던 노란 저고리 한 장 갑자기 눈앞에서 솟아올라 깨금발로 뛰어갔다 어디로부터 오는 길이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이곳을 지나 어디로 가느냐고 다리품 팔며 팔며 구만리장천 새참이나 넉넉히 있으냐고 오월을 건너가면 무엇이 오느냐고 무슨 기별이 기다리느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가뭇없이 사라지는 날갯짓을 좇으며 올해도 마음속으로 허공에 까만 점 하나만 찍었다

Diary/Diary 200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