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2

크게 외쳐라. "나는 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에 통신병으로 군에 입대했다. 논산훈련소에서 6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이 끝날 즈음 본부중대에서 수료증이 나왔다. 분명히 통신병으로 입대했는데 수료증에는 내 보직이 운전병이라 적혀 있었다. 깜짝 놀라 선임병에게 달려갔다. 운전면허증이 없다고 말했더니 군인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한다며 오히려 나에게 면박을 주었다. 운전병으로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며칠 뒤 수송교육대에 입소하자 처음부터 덤프트럭을 운전하란다. 운전 교관에게 자초지정을 설명했더니 교관은 나를 차 밖으로 불러 오리걸음을 시키면서 "나는 할 수 있다." 라고 크게 외치게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억울해서 눈물도 났다. 덤프트럭에 오를 때마다 교관은 나에게 "나는 할 수 있다." 를 크게 외치도록 했다. 그 교관은 말이 ..

Diary/Diary 2007.12.04

남자가 말했다...여자가 말했다...

남자가 말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야 한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아야 한다고. 그리워하는 거, 생각하는 거, 보고싶은 거, 사랑하는 거... 여자가 말했다. 다 알고 있어도 듣고 싶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어도 듣고 싶다고. 그립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남녀관계에서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는가이다. 미칠듯이 끌리고 죽도록 사랑해도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가 아니고 기가막힌 타이밍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서로에게 기가막힌 타이밍에 서로의 인생에 자연스레 등장해주는 것. 그래서 서로의 누군가가 되어 버리는 것. 그게 '운명'이자 '인연'이다. 베수아 - 에세이스트의 책상 中

Diary/Diary 2007.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