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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Diary

잎, 색, 사진 한 장

미소띠움 2007. 4. 16. 15:07

남쪽에 다녀왔습니다.
남해도, 청산도, 보성 차밭까지...
꽃이 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봄 단풍이라는 말이 있듯이, 처음 나오는 잎들은 저마다 색깔이 다릅니다.
노란색, 빨간색, 갈색, 은색, 연두색...
아침마다 바닷물에 물감을 풀어서 붓으로 이산저산 찍는 이는 누구일까요.
마음이 얼마나 고우면 저렇게 곱고 부드러운 여린 색을 만들 수 있을까요.
생각이 얼마나 깊으면 '시작은 이렇게 겸손해야 한다'라는 것을 봄으로 가르칠 생각을 했을까요.
혼자 다니니 식사 때마다 미안했습니다.
"혼자인데 괜찮겠습니까?"
"혼자라도 먹어야지요."
청산도 식당 주인의 말이 고마워 해녀복 입은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잠깐만요. 아무리 바다 속에서 살아도 좀 찍어 발라야지요."
"예쁜데요. 그대로가 더 좋습니다." 찰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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