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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자세를 연습하라

미소띠움 2007. 5. 23. 16:08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아티고르스키는 첫 연주회 때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가 맨 앞 좌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첫 연주회를 첼레스트의 일인자 앞에서 하려니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었다.
그러나 카잘스는 그의 연주가 끝나자 열렬히 박수를 쳤다.

자신을 비웃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 피아티고르스키는 도망치듯 연주회장을 빠져나왔다.
그 후로 그는 첫 연주회 때 느꼈던 창피함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결국 세계적인 첼리스트 반열에 오르게 됐다.

어느 날 피아티고르스키는 한 모임에서 카잘스와 마주쳤다.
그는 카잘스에게 "그때 내 연주가 엉망이었을 텐데 왜 그렇게 열렬히 박수를 쳤느냐"고 물었다.
카잘스의 대답은 간단했다.
"당신은 그때 내가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부분을 훌륭히 연주해 냈습니다. 바로 이런 자세로 말입니다."
카잘스는 옆에 있는 첼로를 들어 당시 피아티고르스키가 연주하던 자세를 취해 보였다.
"당신의 연주가 엉망이었다 해도 한 가지는 분명히 나보다 나았습니다.
덕분에 나는 그 부분을 정확히 연주해 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였지만 카잘스는 자만하지 않았다.
그를 첼로의 일인자로 만든 것은 겸손함과 열린 마음으로 배우는 자세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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