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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원천

미소띠움 2008. 7. 30. 10:18


행복은 무엇인가?
"만족 = 삶이 그런대로 족하다고 느끼는 기분
행복 = 삶이 갑자기 더 좋아졌을 때 체험하는 감정"
과연 인류학자는 행복을 어떻게 볼까요? <털없는 원숭이>의 저자로 명성과 부를 얻었던 데즈먼드 모리스의 행복에 대한 관찰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심리학자가 아니라 오랫동안 인류의 본성을 연구해 온 인류학자의 견해라서 흥미를 줍니다.

#1. 오늘날 우리가 하는 행동 중 상당 부분은 원시 시대 수렵의 상징적 대체물이다.
이는 생존수단이 수렵에서 농경으로 대체되면서 비롯된 것이다.
생존 수단으로서의 수렵이 사라지자, 곧이어 유희로 야생동물을 죽이는 스포츠-사냥이 수렵을 대신하게 되었다.
피를 흘리는 스포츠의 발명으로 수렵의 흥분감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그 뒤, 큰 마을과 도시들이 날로 팽창하면서 도시민들이 더 이상 사냥감을 뒤쫓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게 되자, 사냥은 투기장의 구경거리라는 타락된 형태로 이들 도시에 등장하게 되었다.
고대 로마에 콜로세움이 세워지고, 수많은 동물들이 콜로세움으로 옮겨져 운집한 관중들의 유희를 위해서 살육되었다.
1,900년 전 콜로세움이 처음 개장하던 날, 무려 5,000마리의 동물이 죽어나갔다.
이런 식의 살육은 점점 널리 퍼져 나갔고, 스페인의 투우처럼 형태를 바꾸어 지금까지도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2. 다행스럽게도 투기장에서 피를 흘리던 고대의 스포츠는 대부분 경기장의 구기종목으로 대체되었으며, 동물을 죽이던 무리들은 운동선수 팀으로 바뀌었다.
각 구기 종목은 원시시대의 수렵을 고도로 양식화한 형태로 발전했다.
축구에서 포획물은 공에 의해서 상징적으로 살해되어야 하는 골라인이 되었다.
그런데 이 표적은 명중하기가 너무나 쉬우므로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하려면 골라인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골라인의 방어는 상대팀의 공격수를 수비하는 수비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충분한 골 득점을 올렸으면(충분한 먹잇감을 사냥했으면), 승리한 의사 사냥꾼 팀은 트로피를 들고 자신의 부족의 본거지로 돌아가 시청 발코니에서 부족민들에게 트로피를 들어올려 보여준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트로피는 위대한 축구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 테이블에 상징적으로 놓이게 된다.

#3.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스포츠 행사가 행복을 고무하는 원천이라는 사실이 유치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좀더 섬세하고 복잡한 수렵 대체물을 선호할 수 있다.
사업가는 도시에서 '한 몫 잡는(making a killing)"쪽을 택하고, 배우는 무대에서 관중들의 "마음을 흔들고(slay)",
자선 단체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표적(target)"을 만나 많은 돈을 거둬들였을 때 기뻐한다.
정치가는 빈민의 고통을 구제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aim)"라고 공언하고, 과학자는 암 치료법을 "추적하는 (tracking dwon)" 일에 자신의 일생을 바치며, 화가는 완벽한 그림을 캔버스에 "잡으려고(trap)" 하는 이런한 예들은 수없이 많다.

#4. 우리가 자신의 주요한 동기를 표현하는 데 사용하는 단어들은 의미심장하다.
잡다, 죽이다, 표적, 목표, 추적. 우리 모두는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상징적인 사냥꾼들'이다. 여러가지 일을 하며 추적(pursuit: 사냥의 또 다른 용어이다)의 다양성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고, 전문화를 선호하여 한 가지 포획물만 끈질기게 추적하는 데 일생을 바치는 사람들도 있다.

#5. 상징적 수렵 중에는 평생이 걸린 만한 일도 있다.
나는 현재 제임스 머리 경이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편찬했던 집에 살고 있다.
머리 경은 이 거대한 사전 작업에 30년을 쏟았고, 그의 목표인 궁극적인 포획물인 철자 Z의 최종 항목에 도달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는 철자 T에서 세상을 떠났고, 이 기념비적인 행복감을 얻지 못했다. 사망 당시 머리 경의 작업은 "turndown(배척)"이라는 단어에서 멈취 있었으며, 생전에 "zymurgy(양조학)"의 정의를 완성하는 순수한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만약 완성했다면 그때 느꼈을 절정의 행복감은 정말 대단했을 것이다.

#6. 포획물 사냥은 현재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실천적이고 창조적인 추구로 승화되었다.
내가 추적과 사냥에 초점을 맞춘 까닭은 우리 아는 불행 중 상당수는 우리들 대다수의 삶에서 이러한 특성을 상실함으로써 야기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출처: 데즈먼드 모리스, <털없는 원숭이의 행복론>, pp.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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