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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는 날에는...

미소띠움 2007. 2. 7. 23:05
나는 예전부터...
혼자 밥 먹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너무나 쓸쓸해 보이기에...

그러나...

그러나 나는 몇년 전부터 혼자 저녁을 먹는 일이 아주 많았다.
아니...대부분 혼자 저녁을 먹었었다...

오늘.
퇴근을 하고 집에오는데, 역시나 혼자 밥먹는 내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처량하고, 불쌍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에 오는길에 산오징어를 사기지고 와서 술을 마셨다.
왜냐고? 혼자 저녁을 먹는 모습보단 차라리...
차라리 혼자 집에서 술 먹는 내 모습이 좋을 것 같아서...
물론 집에와도 나 혼자밖에 없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싫기에...

...

지금은 혼자 소주 반병을 마시고, 설겆이 하고, 아침에 먹을 쌀 씻고
누워서 이 글을 적고 있다.
왠지 오늘따라 내 모습이 너무나 슬퍼 보인다.

난 예전부터 약한 나의 모습이 너무나 싫었다.
그래서 일부러 운동도 하고, 정신력도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혼자 많은 생각도 하고 그랬다.
그러나 지금의 나의 이런 약한 모습은 끊임없이 나를 찾아온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은 아닐텐데
난 왜이리 극복을 못하는 것일까.
나에겐 이 세상 누구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지후가 있는데
이런 약한 모습이 왜 이리 계속 보이는 것일까...
이런 모습이 결코 지후한테 도움이 되지는 분명 아닐텐데.

오늘은...아마...지후때문에 더욱 더 내가 힘이없는 것 같다.
어제인가, 퇴근을 하고 집에 오는데 내 앞에 엄마 아빠와 손잡고 오는 아기를,
어느 아기를 보니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우리 지후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데...
지후옆에는 무뚝뚝한 아빠만 있으니...
그래서인가 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건만 이렇게 약한 생각만하니...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 순간 그 생각들을 모두 잊어버린 나의 약한 모습.
이제 지후한테 엄마라는 존재는 없으니
내가 엄마의 역할도 하고 아빠의 역할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이렇게 술을 마신 후 신세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신세타령? 음...분명 신세타령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내 삶에대해 후회는 안하니깐...단지 지후한테 미한할 뿐이니깐.

이번 주 금요일이면 지후를 데리고 온다.
우리 지후와 뽀뽀를 하고 목마를 태워 줄 것이다.
예전에는 목마타는 것에 대해 지후가 그리 반기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지 지후가 목마 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토욜에는 코엑스에 데리고가서 스타워즈 전시장에도 가야지.
우리 지후도 날 닮았기에 분명 그런 류들을 좋아할 것이다.

우리 이뿐 지후...
너무나 이뻐 감당이 안되는 우리 지후...
이런 이뿐 지후를 위해서라도 약한 생각을 하지말고
어떻게하면 남자 둘이서 멋진 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이제 눈물은 그만 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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