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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백조(Black Swan) 이야기

미소띠움 2008. 12. 19. 11:21


내공있는 저자의 책을 읽는 것은 대단한 지적 자극을 제공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지식이 쌓이고 읽은 책도 높이 쌓이지만, 서가의 아직 읽지 않은 책들도 점점 늘어나 겁을 먹게 한다. 진정 알면 알수록 읽지 않은 책이 줄줄이 늘어나는 법이다.
읽지 않는 책이 늘어선 대열, 이것을 반서재라 부르기로 하자."

이번에 소개하는 글은 월가의 이단자로 출현한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극단값의 출현에 대한 거의 이야기는 아직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검은 백조'라는 제목은 서구인들이 18세기의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진출했을 때 '검은색 고니'를 처음 발견한 사건에서 가져온 은유다.
흑고니의 발견은 백조는 곧 흰색이라는 경험법칙을 완전히 무너뜨려 버렸다.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행동의 준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흑고니 출현의 경고다.

2. 세계는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 세계, 즉 '평범의 왕국(Mediocristan)'은 일상적이고 작은 사건이 지배할 뿐 충격적인 대사건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 여기에서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곧 법칙을 구상한다.
반면에 두 번째 세계, 즉 '극단의 왕국(Extrimistan)'은 희귀하고 비일상적인 사건이 검은 백조처럼 느닷없이 발생함으로써 전체를 바꿔버리는 곳이다. 단 한 개의 관측값이 전체에 충격을 몰고 오는 공간.

3. 검은 백조는 '극단값'이다.
극단값은 과거의 경험으로는 그 존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대 영역 바깥에 놓여 있는 관측값을 가리키는 통계학 용어다.
극단값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것이 존재할 가능성을 과거의 경험으로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검은 백조는 극심한 충격을 안겨준다. 셋째,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은 백조란 없다고 가정하고 행동한다.

4. 극단값을 예견하지 못하는 것은 곧 역사의 진행 방향을 예견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의미한다. 역사에서는 특이한 사건들이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역사적 사건들을 예견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한술 더 떠서, 역사의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하는 탓에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예컨대 향후 30년간의 사회 복지 적자나 석유 가격 예상치가 발표되곤 하지만, 실상 예측자들은 돌아오는 여름 때의 추이도 예상하지 못한다.

5. 검은 백조 현상은 예측불가능성이 특징이므로 우리는 그 미지의 가능성에 고분고분 순응하는 편이 옳다. 반지식, 즉 우리가 모르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6. 검은 백조 현상에 노출될 기회를 최대한 늘리면 기대 밖의 유리한 결과를 뜻밖에 얻는 행운도 늘어날 수 있다. 예컨대 과학적 발견이나 벤처 투자에서는 미지의 가능성이 엉뚱한 보상을 베풀어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어떤 희귀한 사건에서는 대체로 잃을 것은 거의 없지만 얻을 것은 많기 때문이다.

7. '사회과학'의 상식과는 정반대로 대부분의 발견이나 발명은 의식적으로 계획하거나 설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어진다. 이것들이 바로 검은 백조다. 따라서 탐사나 경영은 하향식 계획에 의존하는 대신 기회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일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마르크스나 애덤 스미스의 후예들과 견해가 다르다.

8. 자유시장이 작동하는 것은 기술이 뛰어난 자에게 주어지는 보상 혹은 인센티브 때문이 아니라 누구든 공격적인 시행착오 끝에 행운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 전략은 간단하다.
최대한 집적거려라.
그리하여 검은 백조가 출몰한 기회를 최대한 늘려라.

-출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랜스완>, 동녁사이언스, pp.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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