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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배우는 위기극복법

미소띠움 2009. 3. 11. 17:25


"인간은 자기가 살았던 시대의 위기를 다른 어느 시대의 위기보다 가혹하게 느끼는 성향이 있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위기를 극복한 다양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핵심적인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불행은 안고 있다"고 했다.
이것을 위기극복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위기는 저마다 다른 형태로 다가오지만,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에는 공통점이 있다'로 바꾸어볼 수 있다.

#2.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이 받은 '자유메달'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겸손함이 근본인 이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절대로 의심하지 않았다."
월마트의 성공 비결은 이 문구 하나에 압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위기시에는 중앙통제, 집중화가 키워드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가진 대기업은 그룹 전체의 유동성 관리, 리스크 관리 등 전체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부분의 합이 곧 전체의 합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조업 생산성 향상의 상징이었던 도요타 자동차조차 경제위기의 여파로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2008년 기록했다.
도요타는 2009년 1월 나고야 본사에 70명 규모의 재무부를 신설해 히노자동차, 덴쇼 등 13개 자회사의 자금조달과 주가관리를 총괄하기로 했다.
위기를 맞아 재무 부문 컨트롤 타워를 설치한 셈이다.

#4.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승리는 똑같은 방법으로 반복되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장수는 실전에서도 물 흐르듯이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적절한 방법론을 구사해야 한다는 뜻이다.

#5. 비즈니스는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미 눈에 보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보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찾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길이 막히면 멈추지 말고 돌아가거나 다른 길을 찾는 관점이 중요하다.

#6. 강자와 약자는 생존방식이 같을 수 없다.
자존심만 내세우는 약자가 생존하기 어렵고, 관용 콤플렉스에 매몰되어 자신의 힘을 활용하지 못하는 강자는 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 아테네와 밀로스 간의 전쟁과정은 이러한 교훈을 잘 나타내준다.
당시 그리스는 스파르타, 아테네의 양강 체제였고 다른 군소 폴리스들이 병존했다.
두 나라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동맹에 여타 폴리스들은 끌어들이려 애썼고 이런 와중에 아테네는 인근의 중립 폴리스인 밀로스에 사절단을 파견해 동맹참여를 권유했다. 밀로스는 5가지 이유를 들면서 이를 거절했다.
첫째, 전례가 된다. 강국 아테네가 밀로스를 힘으로 강요하는 것은 나쁜 전례이다.
둘째, 스파르타가 밀로스를 도울 것이다.
셋째, 중립국을 공격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
네째, 신은 정의로운 밀로스의 편이다.
다섯째, 우리는 명예를 걸고 싸울 것이다.
...협상이 결렬된 후 밀로스는 아테네의 공격을 받다 멸망했다.
위기시에 생존방식은 각자 입장에 따라 독자 생존, 연합구조 수립,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중요한 것은 밀로스의 패망이 주는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그대로 보라'는 교훈이다.

#7. 960년 1월, 송나라 태조 조광윤은 부하들의 추대를 받아 왕위에 오른다.
그러나 조광윤은 고민이 있었다. 창업대신들은 창업과정에는 꼭 필요한 존재들이지만 나라가 안정을 되찾은 이후에는 불필요한 존재가 되기 마련이었다.
조광윤은 고민 끝에 휘하 장수들을 모두 불러 술자리를 개최했다.
연회가 진행되던 도중 조광윤은 장수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숨김없이 토로한다.
"어느 날 아침에 부하들이 그대들에게 황제복을 입힌다면, 아무리 그대들이라도 미음이 크게 흔들릴 것이오."
자신이 왕위에 오른 방식 그대로 다른 이가 왕위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장수들이 이 말 뒤에 숨은 조광윤의 속내를 깨달았다.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 피를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조광윤의 발언 이면에 숨은 의미였다.
장수들은 다음날 모두 병을 핑계로 사직하는 결단을 내린다.
배주석병권, 즉 술을 통해 병권을 놓게 한다는 역사적 일화가 탄생되는 바로 그 장면이다.

-출처: 김경준, <CEO, 역사에게 묻다>, 위즈덤하우스,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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