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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유가족에게도 우리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미소띠움 2011. 7. 8. 21:06
자살 유가족들은 슬픔, 부끄러움, 후회, 분노, 죄책감, 자살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상처, 소통의 어려움 등의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자살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주변인들과 충분히 나눌 기회를 갖지 못하게되고, 치유 과정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자살 유가족'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는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살자의 부모, 배우자, 친척, 친구 등을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자살예방 지침서에서는 '자살은 파급효과를 갖고 있어 한 명이 자살할 경우 그 영향을 받는 사람은 5~10명'이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한해 자살자수가 1만 5천명을 넘는 수임을 감안하면, 7만 명 이상이 자살로 인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살 유가족들은 어떠한 감정으로 인해 고통을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요? 다음은 며느리 자살로 잃은 신학자 부부가 쓴 글입니다.

동시에 나는 등골이 오싹함을 느꼈다. 왜 아무도 우리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왜 아무도 나누지 않았나? 왜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소문을 묻어버리고, 현실을 부인하며, 수년 동안 우리 자신을 괴롭혀왔을까? 그것은 우리처럼 자살자가 있는 기독교인 가족은 없을 거라고(또는 거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죄"라는 의식의 덫에 갇혀 있지 않은가? 우리는, 만약 우리가 믿음이 좋다면 믿음이 약한 형제자매가 갖는 문제를 경험하지 않을 거라는 잘못된 신학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지 않은가? 마음 속 깊이 정말 선한(정말 영적으로 충만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질병과 고통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복음이 약속한 해방을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물론 우리는 온 세상에 "우리 가족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다"는 선언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조용히 잊으려고 노력하며 낙인이 없는 정상적인 삶과 관계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1)


위의 글에서 나타나듯이 자살 유가족들은 슬픔, 부끄러움, 후회, 분노, 죄책감, 자살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으로 인한 상처, 소통의 어려움 등의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자살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주변인들과 충분히 나눌 기회를 갖지 못하게되고, 치유 과정을 통해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심한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혹은 자살시도의 위험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살 유가족들이 고통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살자와 유가족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1) 자살예방연구회(수원시 자살예방센터 연구사업의 일환)에 의해 번역되었으며, 제7회 서울시자살예방포럼 자료집에서 인용함.

출처: 한마음한몸운동본부 2011년 vol.10 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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