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910

사랑을 지우다

문구점에 갔다. 얼굴을 지우는 지우개는 없더라. 연필을 지우는 지우개도 있고 색연필을 지우는 지우개도 있고 볼펜 글씨를 지우는 지우개도 있는데 너를 지우는 지우개는 없더라. 너와 내가 함께 한 사랑 여름날 뙤약볕에서 뜨겁던 사랑의 끝자락에서 그 아픈 흔적을 말끔히 지우는 지우개는 어디에도 없더라. 철없는 바람이 외롭다며 주인 잃은 내 마음을 파고드는 혼자만의 가을 산책길에서 바람을 지우듯이 너를 지운다. 너와 내가 함께 한 사랑 그 아픈 흔적을 지운다. 너를 지우며 너에게 묻는다. 진짜 우리가 했던 게 사랑이라는 거 맞니? 사랑을 지우며 사랑에게 묻는다. 사랑을 지우는 지우개는 왜 이리도 아프고 쓰라린 거니?

Diary/Diary 2007.09.14

계절도 사랑 같아요

계절도 사랑 같아요. 어쩜 그렇게 싸악 얼굴 바꾸고 돌아서는지... 언제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냐고 우리가 했던 게 사랑이라는 거 맞느냐고 그토록 쌀쌀맞은 뒷모습을 보이는지. 계절도 인생 같아요. 겅중겅중 건너뛰는 법이 없거든요. 밟고 가야 할 발자국 하나씩을 또박또박 밟으며 걸어가듯이 내릴 비 내릴 만큼 내려야 하고 거친 바람 불 만큼 불어야 하고 뜨거울 만큼 뜨거워야 하고 그런 후에야 비로소 하나의 계절을 거두어들어기든요. 계절도 핑그르르 돌아서는 우리들 마음 같아요. 창문을 활짝 열라고 했다가 또 닫으라고 하거든요. 닫아둔 창문 밖에서 우수수 바람소리도 내고 닫아건 창문 밖에서 나직한 울음소리도 내거든요.

Diary/Diary 2007.09.13

sweetpea - kiss kiss

아침에 셔틀을 타고 회사에 거의 다왔을 무렵...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한곡... sweetpea의 kiss kiss 한때 내 엠피에서 계속 흘러나왔던 음악이었는데... 그런 음악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다시 들으니 감회가 넘 새롭다. I'm gonna believe in your eyes So please don't say "love is blind" I wanna be reading your mind In secret communication Do you like toffee and lemonade? It used to taste so good hand-made Where are the smiles of yesterday? Our childhood conversation? Please kiss kiss..

Diary/Diary 200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