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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부자 이종만

흔히 존경할 만한 부자가 없다고 푸념하지만, 사실은 존경할 만한 부자가 없는 게 아니라 존경할 만한 부자를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꿈꾸며 구십 평생을 헌신한 이종만도 그중 한 분이다. 1885년 울산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4년, 약관의 나이에 지혈제 옥도정기(沃度丁幾. 요오드팅크)의 원료로 사용되는 미역을 매점했다가 조기에 종전되는 바람에 첫 실패를 맛본 이후, 어업, 임업, 광업 등 갖가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손대는 일마다 족족 실패했다. 1937년 쉰세 살의 나이로 '금광왕'에 등극할 때까지 이종만은 33년간 무려 스물 일곱 번이나 실패를 맛보았다. 그는 조선에서 가장 큰 광업 회사인 '대동광업 주식회사'를 설립한..

Diary/Diary 2007.10.02

햇살에게 맡기다

보송보송하다는 말을 입안에서 가만히 중얼거리다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온 몸과 마음이 해맑아지고 손가락 끝까지도 보송보송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가볍고 개운해집니다. 가을볕 받으며 느릿하게 휘늘어진 빨랫줄에 바람과 함께 눈웃음 날리고 있는 하얀 빨래자락 맑은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흐르는 새하얀 빨래의 옷소매 끝에서 햇살이 바람개비처럼 손을 흔들어댑니다. 다 맡기라고 근심 걱정 모두 모아 아낌없이 맡기고 하하 웃으라고 햇살이 정겹게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바작바작 온몸을 말리고 알뜰알뜰 마음까지 펴 말려서 나른해지고 평안해지고 평온해지라고 햇살이 환한 미소를 보냅니다. 다 맡겨 볼까요? 살며시 눈을 감고 송두리째 마음을 맡겨 봅니다. 재잘대듯이 눈꺼풀을 간질이는 햇살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

Diary/Diary 2007.10.01

초연의 법칙

오늘은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의 ‘삶을 위한 7가지 지혜’가운데 하나인 ‘초연의 법칙(The Law of Detachment)'을 보내드립니다. 1. 우리는 불확실성 속에 있을 때 비로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끊임없이 안정만을 추구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그것이 덧없는 일임을 깨닫게 되지요. 안정을 좇는 사람들은 평생 그것을 추구하지만 결국엔 얻지 못합니다. 언제나 붙잡기 어려운 덧없는 것으로 남아 있죠. 2.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하나의 환영입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혜를 보면, 이 총체적인 딜레마의 해결책을 불안정성의 지혜, 혹은 불확실성의 지혜속에서 찾고 있습니다. 안정성과 확실성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 이미 알려진 ..

Diary/Diary 2007.10.01

아주 특별한 일요일

아주 특별한 일요일 세네갈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말라리아를 예방하다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의 일요일 이른 아침. 평소 같으면 텅 비어 있어야 할 도웅가 우로 알파 초등학교 운동장은 학생들로 가득차 있었다. 책가방 대신 플라스틱 백을 든 아이들의 표정은 다소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교실 안에서는 교사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이 곳은 서아프리카 세네갈의 북동부 마탐지역의 한 시골마을.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모리타니아 국경 근처의 벽지다. 세네갈 정부가 정한‘어린이 생존캠페인 기간(Child Survival Days)’ 을 맞아 이 마을의 5세 미만 어린이와 최근 아기를 낳은 엄마들은 모두 비타민 A캡슐과 구충제, 그리고 살충 처리된 모기장을 지급받았다. (↖이미지 ⓒ UNICEF/HQ/Ch..

Diary/Diary 2007.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