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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께...그냥 두기로 해요

미소띠움 2007. 4. 24. 18:43


To...아름다운 당신께

'저마다의 길을 가는 거예요'

살랑대는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는 것이
꼭 내 마음의 비늘들이 떨어지는 것만 같아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갑니다.
바람에 흩날리다가 비에 젖어 떨어지는 꽃잎들을
한 잎 한 잎 주워 담고 있는 나를 봅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고개 내저으며,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던 꽃잎들을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왔다가 가는 모든 것들이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다가왔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이
다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을...요.

그래요, 그냥 두기로 해요.
맞아요, 그냥 두어야 해요.
오고 가는 모든 것들의
저마다의 길을 방해해서는 안 돼요.
올 땐 오라 하고, 갈 때 가라 하고
손 내밀어 맞이했다가 손 흔들며 보내야 해요.

안타까워 머뭇거리거나, 아쉽다고 매달리거나
가지 말라 붙잡아서는 안 되는 것임을
무르익어가는 봄날에게서 배우고 있어요.
사는 게 그렇잖아요.
가끔 눈 마주치며
종종 어깨 스치기도 하면서
저마다 제 길을 가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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