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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주지 못한 것

미소띠움 2008. 4. 23. 18:06


......문득 생각이 났어.
너에게 줄 게 있었는데 그걸 주지 못했어.
나중에 더 많이 줄 수 있을 거라고
느긋하게 생각했거든.

그런데 넌 기다려주지 않더라.
흐르는 물처럼, 날아가는 시간처럼
너도 그렇게 내 곁을 스쳐 지나가더라.
너에게 주려고 손을 내밀었을 때
넌 내 곁에 머물러 있지 않았어.
넌 이미 저만치 멀어져
내 손으로는 붙잡을 수 없었지.

네 이름을 외쳐 불러봤지만
너는 돌아보지 않더라.
내 소리가 작았던 것일까.
내 소리가 닿기에는
우리가 너무 많이 멀어져 버린 것일까.

너에게 주려던 것들이 참 많았어.
나중에 더 많이 주려고 아껴둔 것들이
너무 많았는데 그땐 몰랐거든.
나누어줄 무언가를 내가 이미 갖고 있다는 걸 몰랐어.
가진 게 더 많아져서 비로소 나누려고 손 내밀 땐
이미 늦는다는 걸 몰랐어.
줄 게 아무리 많아도
넌 이미 내 곁에 없다는 것을 몰랐어.
그땐 미처 몰랐단다.
그래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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