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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블로그 운영에 대한 제언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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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블로그 운영에 대한 제언 -1

미소띠움 2009. 3. 17. 18:03


요즘 공공기관의 블로그 개설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서, 중앙정부 각 부처의 블로그 뿐만 아니라 이제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블로그 개설바람이 부는 모양이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블로그까지 더해서 공공기관의 블로그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나름 블로그를 전문적으로 다루어본 업체를 동원하거나, 컨설팅을 받아서 비교적 쉽게 적응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중앙정부에 비해 비교적 블로그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제 블로그 개설을 앞두고 있거나 시험적인 운영에 들어간 곳들이 많다. 따라서 아직까지 모범적인 운영사례가 보이지 않고 있다.

몇몇 지자체의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느낀 점들을 정리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적어볼까 한다. 혹, 이 포스팅을 읽는 분이 지자체 블로그 운영과 관계있다면 참고하는 수준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1. 출발은 블로그의 이해로부터

아마도 청와대 블로그를 가장 중심에 두고 판단하는 지자체들이 많을 것이다. 청와대 블로그는 네이버, 다음, 야후코리아 등 대표적인 포털에 모두 하나씩 개설해놨다.

블로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벌어진 현상이다. 블로그는 서비스형이든 설치형이든 한곳에서 운영하면 된다. 굳이 같은 내용을 포털별로 따로 개설할 필요가 없다.

청와대의 푸른 팔작 지붕 아래 다음블로그

네이버블로그는 네이버 이용자만 찾고, 다음블로그는 다음 이용자만 찾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특정 포털에만 개설하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까봐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네이버, 다음, 야후코리아에 개설된 청와대 블로그는 동일한 내용이 그대로 올라오고 있다.

블로그도 나름대로 브랜드와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 포털의 서비스형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잘 만든 설치형 블로그가 있다. 도메인 역시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포털마다 동일한 내용의 포스팅을 올리고, 각기 다른 사용자들의 댓글이나 트랙백을 받는형태는 일단 기본적인 블로그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도 힘들뿐더러 찾는 네티즌들에게 혼란을 준다. 서너개씩 같은 블로그를 개설하지 말고 설치형이든 서비스형이든 하나만 개설하고 가능하면 기관의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아니라면 별도의 독립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런면에서 성공적인 런칭을 하여 운영하고 있는 서울특별시와 광주광역시의 블로그가 귀감이 될 수 있겠다.

서울시 블로그 : http://blog.seoul.go.kr
광주광역시 블로그 : http://www.saygj.com

간혹 기관의 대표자 블로그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공공기관의 대표블로그로 소개하는 곳들도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표자의 선거 홍보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그런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기관의 대표자격을 가질 수는 없다. 개인블로그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기관의 대표블로그로서는 적절치 못하다.

2. 쉽고 설득력 있는 포스팅 작성

현재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블로그에 대한 오해는 바로 블로그를 기존 웹사이트 다루듯 생각한다는 점이다. 굳이 기관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내용을 블로그라는 옷을 입혀서 억지로 포장한듯한 포스팅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책이나 시책 홍보 등 원래 블로그를 통해 알리고자 했던 많은 부분들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너무 딱딱하게 운영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떤 기관에는 웹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글자 하나 다르지 않게 그대로 올리는 것을 봤다.

어려운 한자까지 포함된 공문서 형식의 내용을 그대로 긁어서 포스팅했던데 정말 보기가 안스러웠다.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그대로 갖다놓은 포스팅이 블로그 포맷에 맞추었다고 바로 블로그 포스팅이 되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공공기관의 블로그가 해당 기관의 웹사이트와 다른 것이 없다는 것으로 느낄 것이다. 굳이 웹페이지 따로 블로그 따로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여느 공공기관의 공지사항 대하듯 그렇게 취급할 것이다.

서울특별시의 서울공식 블로그

같은 홍보를 하더라도 블로그엔 'Story'가 필요하다. 원래 블로그를 운영하려던 이유가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자는 것인데, 그런 자리에 공문서 하나 던져놓은 것과 다를바 없다면 일찌감치 블로그 운영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시책을 설명하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마주보고 이야기 하듯 기관의 또는 지자체의 입장을 잘 설명해 주고, 예를 드는 등 공공기관 웹페이지에서는 접하지 못하는 친근함으로 접근해야 한다.

짧은 시책 요점을 잘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도 기관의 홈페이지가 할 수 없는 일인데, 블로그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포스팅도 문어체와 구어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전달할 수 있는 내용들도 잘 전할 수 있으며, 친근감도 줄 수 있을 것이다. 공식적인 알림내용은 문어체를 사용한다고 해도, 나머지 '스토리'는 구어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소한 포스팅에사용하는 문체에서부터 친근감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블로그는 공식 웹사이트와 달리 편하고 친근하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웹사이트가 기관의 공식적인 창구 역할을 한다면 블로그는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는 접견실로 비교한다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3. 대화를 하려는 자세는 기본

블로그가 일반 공공기관 웹페이지와 확연히 다른 점은 바로 '상호 관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홈페이지가 방송처럼 일방향(방송국에서 시청자에게) 브로드캐스팅하는 것이라면, 블로그는 양방향 인터랙티브 방송이다.

그냥 내가 할 말만 하고 끊는 연설이 아니라, 다른 네티즌(또는 블로거)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공유하는 등 소통과 대화가 있어야 비로소 블로그라고 할 수 있다.

댓글을 허용하지 않거나, 트랙백을 막아서는 안된다. 기본적으로 블로그 운영이 일방적인 전달에만 있지 않다는 가장 기본적인 표시는 댓글과 트랙백의 허용이다.

트랙백의 경우 이벤트와 접목시키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기관의 이야기를 블로거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기관의 블로그로 연결되기 때문에 트랙백의 활용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반대로 다른 블로거의 글에 트랙백을 연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직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블로그 운영이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개인 블로거로의 트랙백이 어색한 모양이다. 트랙백은 소통과 대화의 다른 방법이다.

또한 댓글을 무서워하는 기관이 많은 것 같은데, 항상 응대하기 힘든 경우만을 가정하고 있는듯 하다. 댓글을 다는 것은 그 포스팅에 대한 반응이며, 어쩌면 아주 중요한 민심의 수렴일 수 있다.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고 기관에 대한 비난만 일삼는 댓글 작성자의 글을 지운다고 네티즌들이 욕하지는 않는다. 더 많은 방문자들이 블로그 운영자를 오히려 두둔할 것이다. 댓글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정당하게 댓글에 대해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어떤 곳은 댓글을 너무 신중하게 하느라 질문을 한지 일주일이나 심지어 한달이 지나서 답을 달아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 정도로 반응할 것이라면 차라리 관련부서 담당자 연락처를 알려주는 것으로 답을 마치는 것이 낫다. 민원이 될 것 같다면 아예 부서를 연결시켜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블로그 운영에서 댓글과 트랙백을 기본으로 하여 방문자들과 다른 블로거들과의 소통은 기본이라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남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내 말에도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소통의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박병근 버즈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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