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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학

미소띠움 2011. 2. 14. 09:36

현실 세계에 존재해야 하는 인간이 아니라 존재하는 인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셰익스피어.
그의 작품 세계에서 명문장을 보세요.

1. 아무리 거친 폭풍이 부는 날이라도 시간은 흐른다-(맥베스)
세익스피어의 37편 연극 중에 악당을 주인공으로 한 것은 두 개 밖에 없다. (리처드 3세)와 (맥베스)이다.
불행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자는 죽을 때까지 그런 순간이 계속 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 바라보면, 다시 행운을 향해 기어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보인다.
그것은 상대적인 견해이긴 하나, 셰익스피어가 여러 부문에서 반복해서 말하는 하나의 인생관이다.

2. 얼굴만 보고 사람의 속마음까지 알 도리는 없다.-(맥베스)
이 말은 국왕 던컨이 한 말로, 그는 온화하고 착실한 성격의 훌륭한 군주이다.
하지만 반란이 일어났고, 충신이라도 믿었던 코더의 영주가 그에 가담했다.
결국 붙잡아 자백도 받아내고 사형에 처했는데, 이 대사는 그가 반성의 뜻을 전하고 당당하게 죽어갔다는 보고를 받는 장면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대사 직후에 맥베스와 뱅코가 등장한다.
그는 반란군을 진압하고 돌아온 사촌 덩컨을 환대하지만 후일에 맥베스는 던컹을 죽인다.

3. '얼굴만 보고 사람의 속마음까지 알 도리는 없구나'라는 부분에는 겉모습에만 얽매여 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도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속마음까지 볼 수 있다는 의미 역시 포함돼 있다.

4. 세익스피어 비극, 희극, 역사극 등 여러 스타일의 연극을 썼는데, 그 어떤 연극에도 이런 인간관이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연구자들은 이것을 겉보기와 진실의 주제라고 한다.
진정한 모습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모두 다르며, 이 두 가지의 낙차에 빠지는 것이 바로 비극이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에는 이런 장면이 꼭 반복해서 등장한다.

5. 사람은 아무리 미소를 지어도 악당일 수 있다-햄릿
이것도 겉모습과 진실의 차이가 주제이다.
햄릿 왕자가 아버지인 왕이 죽고 1-2개월이 흘렀을 때, 어머니는 남편의 동생과 재혼한다.
아버지의 동생인 숙부 클로디어스는 신사인 척 하고 있으나, 사실 나쁜 사람이다.
그는 악당인 아니라 마냥 마음씩 좋은 신사처럼 보인다.
그런 숙부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햄릿이 하는 대사가, "사람은 아무리 미솔르 지어도 악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겉모습에만 얽매여 있으면 보이지 않지만,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면 속에 숨겨져 있는 진실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온화한 신사일지라도, 그 속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출처: 오다시마 유시, (셰익스피어 인간학), 말글빚냄, pp.13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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