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랬습니다. 굳게 믿었던 신으로부터 느닷없이 뺨 한 대를 얻어맞고 뒤로 나뒹구는 것만 같았습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믿고 의지하던 신으로부터 머리카락을 매섭게 쥐어뜯기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나중에...한참 나중에야 고개 끄덕이며 알았습니다. 그 순간 신은 내 뺨을 아프게 때린 것이 아니라 살며시 어루만졌다는 것을. 바로 그 순간 신은 내 머리를 보드랍게 쓰다듬었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뺨 한 대의 선물이고 사랑의 어루만짐이었음을 나중에...한참 나중에야...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