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2 2

웃음병실

한 달 전부터 눈앞에서 아른거리던 작은 점들이 끝내는 오른쪽 눈에 커튼을 드리웠다. "안 좋은 상황이네요. 망막박리입니다. 지금이라도 어서 큰 병원 찾아가 수술을 받으세요." 동네병원 의사선생님의 말에 큰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 날 급하게 수술을 마치고 나니, 망막이 잘 붙을 수 있도록 앞으로 퇴원할 때까지 엎드려 있으라고 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을 사는 동안 입원은 처음 해본 터라 환자로서의 삶이 어떨지 긴장도 되고, 소심한 성격에 타인과 함께 머무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왠걸~ 여섯 명의 환자복 입은 아저씨 중에 진짜 환자는 엎드린 채로 눈도 못 마주치고, 소심한 덕에 말 한마디 꺼낼 수 없는 나 자신뿐이었다. 요도에 튜브를 꽃고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아저씨도, 백내장 수술을 받아..

Diary/Diary 2008.05.22

입양 후진국

1975년 어느 날, 미국 유학길에 오른 청년 김성이(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는 3살 먹은 아이를 안고 있었다. 미국으로 입양되는 아이를 데리고 가는 길이었다. 해외입양아를 양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대가로 비행깃삯 일부를 댈 수 있겠기에 한 일이었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김성이가 한 일은 아이 밥 먹이고, 재우고, 우는 아이 달래는 것이었다. 피붙이도 아닌 아이에게 그밖에 특별히 해줄 일도 없었다. 아이 역시 낯선 사람에게 쉽게 정을 주지 않았다. 상황이 변한 것은 공항에 도착해서였다. 아이가 미국 양부모를 보자마자 김성이 청년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한 것이다. 김성이 장관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나랑 아무 인연도 없는 애였는데 나한테 확 안기니까 마음이 그렇게 아플 수..

Diary/Diary 2008.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