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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흔을 아시나요?

미소띠움 2007. 5. 11. 15:38


산에 갔더니
아, 어느새 진달래가 다 지고 없어요.
연분홍으로 맺힌 슬픔이 진분홍으로 멍울져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릿해지던
진달래는 이제 꽃잎 대신 파릇한 잎새들로 가득하고
거기 꽃이 피었다는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엽흔을 아시나요?
잎이 떨어진 나무, 그 나뭇가지에서
잎이 떨어진 흔적을 엽흔(葉痕)이라고 부른답니다.
나뭇가지마다 잎이 떨어진 흔적에서
하늘 닮은 푸르름을 손으로 어루만질 수 있듯이
꽃이 진 흔적에서도, 꽃이 피어나던 순간의
눈부신 설렘과 기쁨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나무에도 엽흔이 있고
나뭇가지마다 꽃이 진 흔적이 있듯이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도
수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어요.
그건 추억이기도 하고
상처이기도 하고
세월의 멍울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마음 안에 남은
잎이 떨어진 자리
꽃이 진 자리도 돌아봐야 해요.
그것이 추억이 아닌 상처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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