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띠움

슈퍼자본주의 본문

Diary/Diary

슈퍼자본주의

미소띠움 2008. 6. 25. 11:43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교수의 글은 우리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책도 당장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이 없지만 현재의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의 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 분의 해결방법이나 문제의식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눈여겨 볼 부분은 많은 신간이라 봅니다.

#1. 자본주의의 역할은 경제적인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 파이의 조각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깨끗한 공기 같은 공공재를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인지는 사회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부과된 역할이다.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내가 볼 때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서로 힘을 합쳐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즉, 그것은 공동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룰은 당연히 경제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2. 1970년대 말부터 미국의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이와 같은 변화는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도 퍼저 나갔다.
자본주의는 승리했으며, 그것은 단순한 이념으로서뿐이 아니었다.
미국을 비롯해 세상의 많은 지역에서 경제의 구조는 휠씬 더 경쟁적인 시장쪽으로 이동했다. 그에 따라 권력은 소비자와 투자자들 쪽으로 이동했다.

#3. 반면에 자본주의의 '민주주의적인' 측면은 쪼그라들었다.
공식적 및 비공식적 협상을 통해 국가의 부를 나누고, 일자리와 공동체를 안정시키고, 공평한 게임의 룰을 정했던 기관들(거대 과점기업, 거대 노조, 규제 당국, 그리고 지역의 전통적인 중심지역과 공동체들에 반응했던 입법기관들)은 빛이 바랬다.
대기업들은 이제 무자비하게 수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업계의 정치인'들은 사라졌다.
이런 식으로 자본주의의 승리와 민주주의의 쇠락은 서로 연결되었다.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를 슈퍼자본주의(Super-capitalism)가 대체했다.

#4.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
슈퍼자본주의로 가는 길은 냉전에서 비롯된 여러가지 신기술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를 테면 컨데이너, 화물선과 수송기, 광섬유 케이블 그리고 위성통신 시스템 등, 이것들은 전지구적인 공급 체계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
이것들은 또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상업적인 발전을 촉진시켜 큰 규모가 아니러라도 낮은 비용에 제품을 생산하도록 해 주었고 나중에는 인터넷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 주었다. 이 모든 것이 대규모 생산의 낡은 체제를 무너뜨리고 경쟁을 극적으로 높였다.

#5. 결국 권력은 소비자와 투자들 쪽으로 이동했다.
슈퍼자본주의가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를 대체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은 우리 대부분의 안에 두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와 투자자로서 우리는 더 좋은 거래를 원한다.
그러나 시민으로서 우리는 그런 거래에서 비롯되는 많은 사회적 결과를 좋아하지 않는다. '황금기에 가까운 시대'에 민주주의적인 자본주의 체제는 이와 사뭇 다른 균형을 취했다. 그때는 소비자와 투자자로서의 우리가 그렇게 잘하지는 못했지만 시민으로서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잘했다.

#6. 지금 우리에게는 균형의 수단이 없다.
대개 소비자와 투자자로서의 우리의 욕망이 우세를 보인다.
왜냐하면 시민으로서의 우리의 가치관은 사실상 적절한 표현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7. 슈퍼자본주의의 거대한 증거롤러는 월마트이다.
월마트에는 직원들에게 더 나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제공할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05년 이 회사의 영업 이익은 3.5퍼센트 정도였다.
이것은 직원당 6천 달러 정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월마트에 나름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가 모든 전일제 직원들에게 시간당 3.5달러 정도의 임금인상을 허락한다 해도, 추가적인 비용은 월마트의 미국 내 매출에서 3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이 회사는 가격을 조금 올리거나 수익을 다소 낮춤으로써 그런 비용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월마트의 소비자로서의 우리는 가격 인상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나 투자자로서 더 나은 거래를 찾아 다른 곳으로 갈지 모른다.

-출처: 로버트 라이시, <슈퍼자본주의>, pp.8~134.

'Diary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상에 서는 법  (0) 2008.06.25
시간경영법  (0) 2008.06.25
그 시절 내게 용기를 준 사람  (0) 2008.06.24
기회를 잡는 법  (0) 2008.06.20
창조적 발견을 키우는 10가지 포인트  (0) 2008.06.1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