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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의 침몰 참사와 무선통신

미소띠움 2009. 2. 12. 11:18



[그림1] 사우스햄프턴을 출항하기 전 타이타닉호 모습, 1912년 4월 5일 (
출처: 위키피디아 ) (좌), 타이타닉호 기념 엽서 (우) (출처: Titanic Science )

타이타닉호. 빙산과 충돌하다

1912년 4월 15일 00:15am, 대서양의 뉴펀들랜드섬 해역을 항해하던 타이타닉호(MGY)가 조난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4/15 00:15am - (Titanic -> *) "CQD CQD CQD CQD CQD CQD DE MGY 41.44 N. 50.24 W"
; 여기는 타이타닉, 위급하니 빨리 와라! 위급하니 빨리 와라! 여기 위치는 …

4/15 00:15am - (Titanic -> Mount Temple) "Can not read you OM, but here my position,
41.46 N., 50.14 W.Come at once. Have struck berg."
; 여기는 타이타닉, 마운트 템플은 들으라. 여기 위치는… 즉시 와라! 빙산과 부딪혔다.

4/15 02:15am - (Titanic -> *) "SOS SOS CQD CQD MGY. We are sinking fast.
Passengers are being put into boats. MGY."
; 여기는 타이타닉. 긴급구조 요청! 배가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 승객은 보트로 탈출하는 중이다.

4/15 02:17am - (Titanic -> *) "CQ" (Transmission dies abruptly)
; 여기는 타이타닉. 빨리 와서 지원바…

4/15 02:20am - (Virginian -> Olympic) "have you heard anything about MGY"
; 여기는 버지니안. 올림픽, 타이타닉의 신호가 들리는가

4/15 02:20am - (Olympic -> Virginian) "No. Keeping strict watch, but hear nothing more from MGY.
No reply from him"
; 여기는 올림픽, 버지니안, 타이타닉으로부터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갑자기 두절된 타이타닉호의 긴급구조신호는 그 누구도 수신할 수 없었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5일, 02:20am 바다의 품으로 영원히 잠들게 된 것이다.


[그림2] 타이타닉호의 침몰 지점(좌)과 침몰 원인으로 추정되는 빙산(우) (출처: 위키백과)

카르파티아호(Carpathia) , 타이타닉호의 조난자들을 구하다

당시 무선통신 내용으로 비추어볼 때, 타이타닉호와 함께 대서양을 누비던 여객선은 “Mount Temple”, “Cape Race”, “Ypiranga”, “Carpathia”(카르파티아), “Frankfurt”, “Caronia”, “Baltic”, “Olympic”, “Asian”, “Virginian”, “Birma”, “La Provence” 등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타이타닉 근처를 항해하던 카르파티아호의 무선통신 전신기사에 의해 타이타닉호의 긴급구조신호(CQD, SOS)가 포착되기 시작한다.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충돌하여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카르파티아호는 즉시 뱃머리를 돌렸다.

4/15 03:30am - 카르파티아호가 무선통신 전신에 표시되어 있던 타이타닉호의 정확한 위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No ship. No lights. No lifeboats. Nothing)

4/15 04:00am - 카르파티아호의 한 선원이 희미한 불빛을 발견했다. 구명보트였다! 즉시,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4/15 04:10am - First Class 탑승자였던 Elizabeth Allen이 맨 처음 구조되었고, 그녀가 타이타닉호가 침몰했음을 확인해주었다.

4/15 08:30am - 마지막 구명보트는 No.12의 구조작업이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30분후 마지막 구조자가 카르파티아호에 오르게 되었다. (구명보트에 의지하고 있던 타이타닉호의 생존자는 총 711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림3] 카르파티아호에 의해 구조되고 있는 타이타닉호의 No.12 구명보트

만약 무선통신이 없었더라면 그나마 탈출에 성공하여 구명보트에 의지하던 711명의 생존자들의목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타이타닉호, 정말 빙산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타이타닉호의 침몰 요인으로 여러 가지 가설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쌍안경의 열쇠가 인계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있다. 또한 무선통신 전신기사들에 의해 전해진 빙산 경고 메시지를 타이타닉호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실도 밝혀지게 되었다.



[그림4] Ice warnings 에 의한 region of ice, 출처:
http://titanic.marconigraph.com/faqs2.html

사건 발생 10여 시간 전부터 빙산의 위험성에 경고성 무선통신을 수차례 수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타이타닉호는 왜 빙산 경고 메시지에도 큰 재앙을 피해지 못했던 것일까.

- 인접한 다수의 배에서 빙산의 존재를 무선통신으로 알렸지만, 타이타닉호는 다른 통신에 몰두하느라 경고 메시지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음

- 사고 직후, 타이타닉호는 구조신호 “CDQ”를 타전했지만, 인접한 배의 무전기사가 취침중이거나, 무선장비가 아예 없는 배도 있었음.

- 인접한 캘리포티아호는 빙산 등의 장애물을 피하려고 저속 항해를 하면서 엔진을 정지하려 전원을 껐는데, 이때 무선통신시설의 전원도 함께 차단되어 무선통신시설이 가동되지 않음 (당시 선박에는 무선통신을 시설하는 법은 시행되고 있었지만 그것을 정상적으로 가동시킬 의무는 없었음)

- 무분별한 아마추어 라디오 햄(ham)이 조난 메시지를 교란시켜(오보 메시지) 긴급 구조를 어렵게 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음.

타이타닉 오보 이후 무선통신에 대한 엄격한 규제 의무화

세인의 관심이 타이타닉호의 침몰 참사에 집중되면서, 생존자 명단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가운데 영국과 미국의 신문사들은 희망에 가득 찬 낭보 메시지 하나를 수신하게 되었다.

"타이타닉의 승객은 무사하다, 지금 캐나다의 핼리팍스 시로 가고 있다"

세인 모두가 이 메시지를 받고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환호를 표현했지만, 곧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어떻게 해서 그런 잘못된 메시지가 전해지게 된 것일까. 사람들은 이것이 소위 아마추어 무선사 '햄'(ham)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당시 아무추어 무선사들은 큰 제재 없이 자유롭게 무선통신 전신을 방해하고 장난 메시지를 송신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이 사건 이후 무선통신이 가장 활발했던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라디오 법(Radio Act of 1912)이 제정되어 아마추어 무선사들은 파장 200미터 이하의 질이 별로 좋지 않은 단파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약을 받게 되었고, 장난 긴급 메시지를 보내거나 다른 사람의 통신을 교란하는 자는 엄청난 벌금을 물리게 했다. 라디오라는 방송 미디어가 언론과는 달리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된 것도 이렇게 타이타닉 참사와 관련이 있다.

- 모든 배는 무선통신 기기를 장착해야 하고, 24시간 가동토록 의무화함
- 상호통신 의무, 조난통신의 절대 우선권, 모든 선박에 대한 해안국 수신 의무
- 시간 정해 조난신호를 청취할 의무, 조난신호 정취 위한 침묵시간 설정
- 혼신 및 교란 금지 & 용도별 주파수 할당 및 아마추어들의 전파 사용 제한

그 당시 초기 단계였던 아마추어 무선통신 메시지는 지금에 비교하자면 인터넷 게시판, 카페 등의 게시글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무분별한 인터넷 댓글이나 게시글에 의한 사이버 폭력으로 인해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게시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왜곡 전파되어 게시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은 자신의 “표현(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만이 가능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참고] 선박의 조난신호
CQD : ‘Come Quick Danger’ (위급하니 빨리 와 달라)
CQD는 잡음이나 혼신이 되면 알아듣기 어려워, 1906년 국제무선전신회의에서 SOS로 교체
SOS: ‘Save Our Ship’ (배를 구해 달라) or ‘Save Our Souls’ (생명을 구해 달라)
SOS의 모스 부호 (•••- - - •••)가 가장 쉬운 신호로 간단명료하게 나타내기 위해 사용
1952년 세계 공통의 조난신호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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