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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문제 삼은 ‘적반하장’ 방통위

미소띠움 2010. 12. 17. 15:15

어이없는 방통위의 페이스북 규제에 관한 신문 기사입니다...뜨헉~~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업체인 페이스북(Facebook)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문제 삼아 개선을 요구했다.

유튜브(Youtube) 서비스의 실명제 요구, 트위터(Twitter)의 정보차단 논란을 통해 규제조치는커녕 국내 인터넷 규제환경의 문제점만 노출하고 심지어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과도한 역차별 논란만 불러온 이전에 비해 이번에는 다를 것인가. 페이스북측에서는 자신들의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통제한다는 식의 답변을 해 온 모양인데 이번 논란 역시 이전 선례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듯싶다.

통신 규제 당국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가 모바일 통신환경과 함께 대중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페이스북 역시 작년 초에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약정조건을 걸었다가 이용자들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혀 약관을 바꾸었던 만큼 프라이버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서비스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위원회의 페이스북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반갑기보다 오히려 우리  인터넷 이용환경의 취약점을 잘 드러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왜냐하면 이번 문제는 근본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적인 우리의 이용자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페이스북측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요소를 지적한 것도 사실은 본질적으로 프라이버시 침해적인 이용자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유튜브나 트위터나 우리의 인터넷 이용자 환경에서 탄생하지 않은 모든 서비스는 어떤 경우에도 이용자의 ‘진짜’ 개인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여기서 유독 ‘진짜’ 임을 강조한 것은 우리의 정보통신망법이 개인정보를 ‘성명·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하여 특정한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법은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해 어떤 표현행위를 하는 이용자는 반드시 ‘본인확인’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그 방법을 주민번호대조, 주민증 팩스전송, 대면확인, 아이핀(I-PIN) 등 결국 주민번호 대조확인으로 특정하고 있다.

이번에 방통위가 문제 삼은 페이스북만 해도 가입자에게 요구하는 정보는 수신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 고교·대학 학력, 고용사업주, 휴대폰번호, 사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 정보는 이메일 하나를 제외하고는(메일수신 여부 확인이 필요하므로) 무시해도 무방하며, 설령 제공하는 경우에도 진짜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로 해외의 서비스에서 이메일을 이용하든 SNS를 이용하든 어떤 다른 유형의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대부분 본인의 실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그러한 개인정보가 특정 서비스의 운영방식에 따라 때로는 본인의 ‘진짜’ 개인정보에 대한 이용규칙을 정하고 있는 우리의 정보통신망법에 위반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이미 이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위험상황에 놓이도록 이용자 환경을 만들어 놓은 규제 당국이 서비스 제공사업자에게 이용자가 위험에 빠지게 되었으니 서비스 운영행태를 고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서의 프라이버시 문제는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얼마만큼 자발적으로 제공하여 공유하느냐 하는 자기통제의 프라이버시 문제이다. 그와 같은 자발적인 보호 행위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의사 표현을 하기 위해서 국가가 정한 법에 따라 반드시 ‘진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우리 인터넷 이용환경에서는 원천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이용자들 자신도 이 같은 프라이버시 침해적인 환경에 익숙해진 탓에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본의 아니게 개인정보 노출에의 위험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 보호를 위해 페이스북을 문제 삼고 나선 통신규제 당국이 과연 이용자를 프라이버시 노출의 위험에 빠지게 하는 실명제 폐기에 나설지 두고 볼 일이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출처: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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