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연구: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

오래 전에 용맹이와 향기라는 개를 키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따금 '저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혹은 '저 친구들에게 나는 혹은 세상은 어떻게 비추어질까?' 등을 궁금해 하였는데,
개를 이해할 수 있는 꽤 괜찮은 책이 나왔습니다.

1. 개는 개일뿐, 인간이 아니다. 개를 의인화하지 마라.
개를 이해하기 위한 첫발은 바로 우리가 개에 관해 안다고 생각했던 모든 사실을 잊는 것이다.

2. 개는 인간의 침대를 좋아한다.
개는 개 침대보다는 인간 침대가 훨씬 더 탐나는 장소일 것이다.
인간 침대에는 우리 냄새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 침대에서는 자기 냄새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3. 인간의 시선을 맞추려는 개의 성향은 사회적 인지능력을 길러주는 토대가 된다.
우리는 낯선 사람과는 시선을 마주치기 꺼리지만 친밀한 사람과는 눈빛을 교환한다.
시선교환은 사람들 사이의 핵심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눈을 좇고 시선을 마주치는 개의 능력은 가축화를 가능케 한 단추였는지도 모른다.

4. 인간은 자신을 바라보는 대상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5. 개는 '관심'을 갖는 능력으로,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인간이 자신에게 집중할 때만 복종한다.

6. 개는 끊임없이 인간을 연구하고 관찰한다.
우리의 관심,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늘 탐색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게 된다.

7. 개와 인간의 삶은 완전히 다르다.
개들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을 돌아보거나 생각에 대해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8. 개는 울퉁불퉁하거나 거칠게 느껴졌던 땅이나 갑자기 으로렁거리며 공격하려고 했던 개들, 기이한 행동을 하거나 못되게 굴었던 사람들을 기억했다가 피한다.
그리고 반복해 부딪치는 생물이나 사물에 대해 확실하게 친근감을 표현한다.
강아지는 새로운 주인을 금세 알아볼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주인 집에 찾아오는 이들도 알게 된다.

9. 개는 인간에게 첫눈에 반응한다.
결정적으로 모든 관심을 집중해서 쳐다보는데, 우리는 그런 개의 모습에서 사랑과 희열을 느낀다.

10. 개의 세계는 매우 복잡한 냄새의 층으로 구성된다.
시각 세계만큼이나 풍부한 후각 세계의 지배자 개에겐 인간도 하나의 냄새다.
인간은 냄새 맡는 것에 관해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냄새는 우리가 매일 받아들이고 강박적으로 몰두하는 시각정보의 거대한 영역과 비교했을 때 매우 사소한 영역에 해당할 뿐이다.

11.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못 느낄지언정 사소한 곳에 지극히 세세한 눈을 가진 개는 '지금 이 순간'의 세상을 인간보다 훨씬 잘 본다.
개는 색명은 아니지만 색이 갖는 의미가 우리에게보다 훨씬 적은 것은 분명하다.

12. 개의 이름은 개가 만들어갈 개성의 첫 단추다.
그의 이름을 불러라. 그 이름이 인간과 개의 유대관계, 서로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출처:알렉산드라 호로비츠, (개의 사생활)inside of a dog, 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