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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첫 발을 내딛다

미소띠움 2012. 11. 25. 00:05

상황마을에서 따뜻한 하루밤을 지낸 후 아침 8시에 다시 나머지 구간으로 출발했다.

전에도 말했듯이 상황마을에 나오면 그 다음 마을까지 약 1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야 하며 초반엔 경사가 있어 좀 힘들었다.

아니 어찌보면 아침 일찍 산에 오른적이 없었기에 힘들었을지도^^

전라북도 남원을 지나 등구재를 통과하면 경상남도 함양이 나온다.

한적한(때가 때이니 만큼 1박 2일동안 3구간을 걸어가면서 딱 4명은 만났다는 슬픈 현실) 산길을 걷고 또 걷고 계속 걷다보니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 나왔다.

사실 그 전날에는 구름만 잔뜩낀 햇빛을 볼 수 없는 날이었기에 카메라 셔터를 많이 누르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아침 햇살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의 모습을 보니 모든게 다 반가웠다.

 

 

저 뒷편의 오른쪽이 천왕봉인데 그 사이의 구름낀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마음도 포근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생각도 많아지고...

아름답다. 멋지다. 고요하다. 포근하다. 생각이난다...

한 동안 지리산의 운치에 빠져서 가만히 바라보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곳을 내려오면 창원마을이 나온다.

잠시만...창원마을이 금계가기 전 마지막 마을이었나? 다녀온지 2틀밖에 안되었는데 기억이 ㅠㅠ

그 이전의 마을보다는 좀 세련된 창원마을을 지나 다시 한적한 산길을 걷다보면 금계에 도착~!

드디어(?)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의 마지막인 금계에 도착을 했다. 마음같아선 동강이 있는 4구간도 가고싶었지만 난 경주로 가야하기에 아쉽게 함양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구를 거쳐 경주에 도착을 했다.

 

경주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안되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주에 관한 자료들을 보고나서 드디어! 유적지들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안압지, 첨성대, 대릉원과 천마총을 저녁에 가려고했는데 어쩜 이리 시간이 딱딱 잘 맞아떨어지는지~

 

 

안압지의 야경은 정말 최고였다.

몇년 전에 영훈이형, 정권, 경환, 계원이와 함께 중국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에 야경이 멋있다는 상해를 갔었다.

규모를 보면 상해와 비교가 안되겠지만 아름다움으로 봤을 땐 안압지가 더 멋있다는!!!

정말 "와우~"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안압지!

안압지에서의 흥분을 간직한채 주위에 있는 첨성대와 대릉원으로 천천히 걸어서 갔다.

첨성대...음 솔직히 실망? 뭐 사진에서 보는봐와 똑같다. 그대로다.

바로 대릉원으로 이동했는데...뭐 대릉원도 걍 그닥...

내가 대릉원을 간 시간이 19시쯤 되었는데 표를 끊고 들어가니 2012년 9월로 된 안내문에 '최근 여성을 상대로 사건이 있었다'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날또 깜깜한데 뭔 일이람. 그런데 뭐 난 듬직한 남자이니깐"이라고 되뇌이면서 천마총을 뛰어갔다. 아니 걸어갔다~ㅋ

천마총 내부도 구경하고 이제 밖으로 나와 허기도 때울겸 시내쪽으로 걸어갔는데

마침 '추어탕' 간판이 보여 들어가서 바로 "여기 추어탕 한 그릇 주세요!"라고 외쳤다.

그런데...허걱...음 이게 추어탕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ㅠㅠ

"추어탕은 남원인데 어제 인월에 내려서 그곳에서 먹을껄"이라는 후회와 함께 저녁을 먹고 주위에서 숙소를 정한 후 콜콜~~

 

2틀 째 좀 많이 걸어서인지 눈을 떠보니 8시 45분!!!

얼릉 씻고 나와 11번 버스를 타고 불국사로 출발!

불국사에 도착하기 전 갑자기 떠오르는 영화 '신라의 달밤'

난 왜 학창시절에 다들 간다는 경주를 한번도 안오고 다른 곳으로만 갔을까...참 이상한(?) 학교야~

 

 

흔히보는 사진 각도로 한 컷 촬영!

아...지리산에 못봤던 단풍을 불국사와 석굴암에서 실컷봤다.

아직 이곳엔 새빨간 단풍이 있더라는~

 

TV프로 1박2일때문에 알게된 '극락전'의 '복돼지'도 찾아보고, 대웅전의 모습도 보고~

자 이제 경주의 마지막 코스인 '석굴암'을 향해 출발!

이번 처럼 차를 안가지고 왔을 때 석굴암 가는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과 걷는 방법 두 가지가 있는데 난 후자를 선택했다.

어차피 이번 여행은 걷는 것을 생각하고 다니는 것이었으니깐~

불국사 정문에서 바로 오른편에 있는 산길을 따라 약 1시간 걸어올라가면 석굴암이 나온다.

그런데 이 길 또한 만만치 않더라는~

토함산으로 가는 등산로인데...배도 고프고 물도 떨어지고해서 계속 쉬었다가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면 더 힘들 것 같아서 천천히 쉬지않고 걸어올라갔다.

석굴암에 도착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음료수를 먹으니 내가 바로 신선이구나~~~

석굴암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가서 구경도하고, 잠시 쉬며 이번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도 해보고,

삶의 여유와 이것 저것 생각의 정리도 하며 가뿐한 마음으로 하산~

 

자주는 못하겠지만 가끔 이렇게 여행을 떠나자라는 굳은(?) 결심을 하며 작은 아버지뵈러 대전행 버스를 탔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번 여행.

이제 나에게 스스로 '삶의 여유'를 찾은 것이 큰 소득이었던 것 같다.

자...이제 다음은 언제 어디로 떠나볼까나~~~!!!

 

2012/11/24 - [Diary/2012] - 출발...지리산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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