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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혼을 내게 될 때

미소띠움 2008. 8. 18. 14:11


언젠가 직장 맘의 고민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일 때문에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아지고, 모처럼 주말엔 힘들다고 집에 있고,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 주기보다는 거의 방치 수준입니다. 어쩌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 했다가도, 아이가 떼를 쓰고 울면 외출한 것을 후회하면서 온갖 나쁜 말로 혼을 내 주었습니다. 처음에 혼을 낼 때는 떼를 쓰고 우는 것에 대한 것이었지만 그 다음은 감정이 격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설 때는 모처럼 아이와 즐거운 마음이었지만 떼쓰는 아이로 인해 그 기분이 망가졌다는 생각에 폭력까지 행사하게 됩니다.

제가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걸까요? 저도 때로는 제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 때문에 스스로 놀라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한 부모님께 거의 맞고 자라지 않았는데 아이가 짜증을 내면 그 순간 제가 참을 수가 없게 됩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혼내면 말을 잘 듣는 것 같아도 점점 커가면서 반발심이 생겨 힘든 사춘기를 보내기도 한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어떤 분은 "큰 딸에게는 기대치가 높아 이것 저것 많이 시켰습니다. 놀 시간도 거의 없이 과외공부를 시키기도 했어요. 딸도 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고 모범생으로 중학교 졸업을 했지요. 그런데 고등학교 들어가서부터 뭐라고 잔소리를 하면 대들고 제발 혼자 내버려 달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착하고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그 원인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작은 딸은 큰 딸때문에 힘이 들어 억지로 학원을 보내지도 않았고 과외를 시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은 딸은 성격이 좋아 중학교 들어가면서 반장을 하게 되었고, 공부도 스스로 하게 되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요."

사춘기의 반항은 다 있을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바라보고 그 따스한 사랑의 공기로 숨을 쉬며 자라난다. 그 사랑은 아이가 커서 절대 잘못되는 길로 빠지지 않는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면 폭언을 하고 체벌을 하기 보다는 아이 편에서 그 원인을 먼저 알아보고 엄마가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공부나 어떤 기대심리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말을 하거나, 여러가지를 많이 시키면서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한다.

또한 요즈음은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이 있다. 집안일, 육아, 회사 일까지 하면서 지치고 피곤하지만 아이에게는 늘 "사랑한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랑의 마음을 담은 쪽지를 써서 아이의 책상에 놓아두면서 "엄마는 일 때문에 바빠서 떨어져 지내지만 항상 너를 사랑하고 있고, 늘 기도 드리고 있다." 라는 '엄마의 기와 사랑'을 보내는 것이다.

언젠가 우리 부부는 꽃동네에서 6살 된 남자아이를 맡아 위탁부모를 한 적이 있었다. 바닷가에 데려가 함께 물놀이도 하고 용인 자연농원에 데려가 놀이기구를 타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냈다. 하지만 아이가 수시로 짜증을 내고 무조건 떼를 쓰고, 느긋하게 기다리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식당에서 주문을 하고 식사를 기다리는 그 잠시도 참지를 못했다. 길바닥에 주저 앉으면 일어날 줄도 모르고 울기만 했다. 수녀님 말씀으로는 유리창을 깨기도 하고 한 번 떼를 쓰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진정한 엄마, 아빠의 사랑을 가지고 대하면서 혼을 낼 때 큰 소리 보다는 달래 주면서 차분하게 아이와 이야기를 했다. 아이가 짜증을 내면 더 안아주고, 집에 있는 동안은 함께 음식도 만들어보고, 책도 읽어주고, 화초에 물을 주게 하거나 집안 일, 옷을 개는 일 등 모든 일을 함께 해 보았다. 아주 작은 일에도 아이들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을 더 바란다. 아이는 우리와 있는 동안 내내 "엄마, 아빠"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쓰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나중에 수녀님 말씀으로는 아이가 눈에 띄게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관심처럼 무서운 게 없다. 수시로 "엄마는 우리 딸이 가장 예뻐." "엄마는 우리 아들이 자랑스러워.", "우리 아들은 얼마나 반짝 반짝 빛이 나는지 엄마는 한 번씩 놀랄 때가 있어." 등의 칭찬을 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점점 떼쓰고 짜증내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 위의 사진은 같은 병에 똑같이 밥을 넣고 하나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써 놓았고 다른 한 쪽은 "망할 놈"이라는 말을 써 놓고 일전 기간이 지나서 하나는 아주 발효가 잘 된 누룩이 되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완전히 썩어 버렸다.

- '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 박동주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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