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느끼는 가을 우리는 산과 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 것을 보면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계절의 변화를 아는 것이지요. 하지만 보이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는 신호가 있습니다. 자장가 같은 귀뚜라미 소리, 온몸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햅쌀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맛, 길가 은행나무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감촉... 눈을 감고 느끼는 가을은 화려하진 않지만 멋진 풍경 못지않게 신비하고 아름답습니다. Diary/Diary 2007.11.06
익숙해진다는 것 습관처럼 거울을 들여다봤어. 동그랗게 떠오르는 내가 보이더라.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나 남에게도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내가 거울 속에 떠올라 있었어. 때로 사람들은 말이야, 내 마음이 솜뭉치인 줄 알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이 습관에 갇혀 굳어버린 탓이겠지. 익숙해진다는 것은 저절로 무뎌진다는 것일 거야. 이렇게 무뎌지는 일이 때로 더 깊숙한 아픔이라는 걸 이제 비로소 알 것 같아.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리곤 해. 익숙해져가는 내 모습이 슬프더라도 슬픔에 익숙해질 수는 없다고 말이야. 슬픔이 제아무리 크고 깊어도 눈물로 씻을 수 없는 슬픔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을 나는 믿거든. 익숙해진다는 것은 슬프지만, 그 슬픔에 무뎌지거나 익숙해지지는 않을 거야. 습관과도 같은 슬픔은 나를.. Diary/Diary 2007.11.06
잊는 자리를 만들자 내가 받은 월급에는 상사로 부터 욕먹는 값이 포함되어 있고 내가 받은 용돈에는 엄마한테 잔소리 듣는 값도 들어있다. 세상엔 기억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잊어버리고 싶은 일도 있는 법. 믿었던 친구가 던진 서운한 한마디, 어려운 자리에서 저지른 창피한 실수, 술먹고 객기 부린 어느 날의 기억, 후배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부끄러움 집안에 휴지통이 필요하듯 생각의 휴지통도 필요하다. 버리지 않으면 다시 채울 수 없기에...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을 때 나만의 잊는 자리를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다 비우세요. 그자리에 행복한 기억을 채우세요. Diary/Diary 2007.11.06
되돌아가거나 우회하거나 '마이 웨이' 사람들은 사회라는 새로운 세계로 처음 들어설 때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조심스럽게 문을 노크하게 된다. 기대감이 컷던 탓일까 아니면 긴장을 너무 한 탓인가! 어느새 사회라는 무리 속에 정체성을 잃은 채 기대감은 포기로 긴장감은 무기력함으로 변해 간다. 많은 사람들이 '난 남들과 다르게 살 거야'라고 외치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와 타협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는 날마다 선택권이 주어진다. 직장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과 생각을 아프게 하지만 이 또한 나에게 주어진 선택을 어느 방향으로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건강하게 바꿀 수 있다. 매일 매일 하지 않아도 될 상대와 경쟁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내 옆의 사람이 과연 내게 좋은 경쟁 상대인가를 먼저 점검해 볼.. Diary/Diary 2007.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