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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못한 사랑

미안해, 내 사랑의 철없음을 사과할게. 당신에게는 사랑만 담아 보내고 싶었어. 고운 비단보자기에 사랑만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나도 모르게 마음속 서운함도 살짝 묻혀 보낸 것 같아서 말이야. 말로는 수백 번도 더 사랑한다며 당신만 행복하면 된다고 중얼거렸지만 아니었나 봐.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당신의 답장에 토라져 서운해 하고 귓전에 울려오지 않는 당신 목소리에 나도 몰래 미운 투정을 하고 있어.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만 하자고 다짐하면서도 그게 아니었나 봐. 사랑하는 당신 마음을 송두리째 내 안에 가두고 싶은 철들지 못한 사랑이었어. 미안해, 내 사랑의 철없는 조바심을 사과할게. 기다려 주겠니? 따사로운 봄볕에 내 사랑이 철들고 푸르른 바람결 따라 내 사랑이 여물어지기를...

Diary/Diary 2008.05.09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멋진 기도문을 한편 보내 드립니다. 멋지게 나이가 들어가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큼 가치가 있는 글입니다. 물론 젊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에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

Diary/Diary 2008.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