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786

바람이 될래

난 말이야, 바람이 되고 싶어.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이리저리 맘껏 쏘다니고 싶어. 바람이 될래. 한 줄기 바람이 되어 하늘 높이높이 날아오르다가 높다란 하늘 어디쯤에 살며시 숨어 있을 내 삶의 무지개를 만나고 싶어. 바람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먼지가 될래. 먼지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싶어. 민들레 홀씨처럼 마구 쏘다니다가 땅바닥에 살며시 내려앉을래. 나를 내려놓고, 내 삶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잠시라도 나를 잊을 수 있다면 참 좋겠어. 고단한 인생의 모퉁이 그 어디쯤에 꽃씨처럼 숨어 있을 내 삶의 고운 무지개를 만나고 싶어. 바람이 되고, 그리고 먼지가 될 수 있다면...

Diary/Diary 2008.07.18

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 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 때문인가로 서로를 져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것은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 뒤가 안맞는 이야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알고있는 사람들만..

Diary/Diary 2008.07.11

생각의 집부터 지어라

설계를 의뢰하려는 이들 중에는 '구름 같은 집'의 겉모양에 집착하거나, 집을 지을까 말까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정작 설계는 초스피드로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야말로 집을 지을 마음의 준비가 부족한 사람들이다. 집을 잘 지으려면 무엇보다 생각부터 잘 지어야 하는데, 밑바탕도 없이 대뜸 그림부터 그리려는 조급함이 여간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좋은 설계를 하는 데 있어 소요 공간의 기능이나 면적 등도 중요한 필요조건이지만 비껴가서는 안 될 본질적인 물음등이 있다. 이를테면, '집은 왜 지으려 하는가?', '집을 지어서 무엇을 얻으려(즐기려) 하는가?'등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그들이 평소 갖고 있는 집에 대한 생각들을 살펴보기 위해 소설가 유진오의 나 법정 스님의 , 또는 박완서의 와 같..

Diary/Diary 2008.07.11

너를 믿어

희망아, 너를 믿어. 너를 믿고, 그리고 사랑해. 우리들 삶이 부드러운 슈크림이 아니란 걸 이미 알지만, 우리들 인생이 디딤돌보다 걸림돌이 더 많은 물 건너기란 걸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보이지 않는 네 손이 한 줄이 빛처럼 소리도 없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 밤의 어둠이 제아무리 깊어도 희망 없는 아침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희망아, 너를 사랑해.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해도 그리하여 평생 네 뒷모습만을 보게 된다 해도 그래도 너를 사랑하는 간절한 내 마음이 바로 너, 희망이야.

Diary/Diary 2008.07.07

울보와 함께

오늘은 일요일. 요즘 나는 3주째 테니스를 치러 과천에 있는 '관문 체육공원'을 간다. 오늘도 역시 12시에 코드 2개를 대여해놓고 11시 30분경에 출발하기로 약속!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지후의 손을 잡고 이발하러 갔다. 머리를 깎은 후 집에 오는데 아이스크림을 사달라 하여 할머니와 함께 먹으라고 2개를 손에 들고 집에 왔다. 샤워를 한 후, 우린 모두 아침을 먹었다. 그러니 11시 20분쯤 되어서, 나는 지후한테 "지후야~아빠 운동하고 올 테니깐 민기랑 잼있게 놀고 있어~알았지."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울면서 가지 말라는 내사랑...흑흑흑 왜 이렇게 서럽게 우는지, 차마 그 모습을 보고 밖에 나갈 수 없었다. 그래도 테니스는 치고 싶은 나의 이 옹졸한 생각에 "지후야~민기랑 놀면 되잖아. 아빠 일찍 오..

Diary/Diary 2008.07.07

지후 놀이터 그리고 과자

무더운 여름 그 7월 5일과 6일. 지후랑 나는 땀으로 목욕을 했다. 땀으로 목욕? 뭔일얌? 떄론 바야흐로 2008년 7월 5일 토요일. 나랑 지후는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눈을 뜬 시간이 한 10시쯤? 지후는 눈을 뜨자마자 민기를 찾으며 나한테 민기네 집으로 전화하라고 계속 재촉. 아직 시간이 일러서 우선은 밥을 먹으면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아침을 먹지않는 내사랑 지후! "너 밥 안 먹으면 민기집에 전화 안 할 거야"라는 말을 했는데도, 입맛이 없는지 조금밖에 안먹네...ㅠㅠ 억지로 먹일 수는 없어서 바로 지후와 함께 민기네 집으로 갔다. 민기 역시 집에서 혼자 놀고 있는지라 지후를 보자마자 반긴다. 그래서 이 날은 민기네집에 오후 5시까지 놀았다는거...ㅋ 저녁을 오랜만에 삼겹살로 하자는 엄마의 말에..

Diary/Diary 2008.07.07

중독

얼마 전에 사북읍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좁은 곳에 이처럼 많은 전당포가 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강원대 인류학과의 김세건 교수가 정성을 들여서 의미있는 책을 펴냈습니다. '강원랜드에 비낀 도박공화국의 그늘'이란 부제의 책 제목은 입니다. 정말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누구든 빠져들 수 있는 '중독'의 위험을 새길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1. 정부가 사행산업의 선두에 서서 '인생역전', '이번에는 당신의 차례입니다.'를 외치며 국민들에게 베팅하라고 권한다.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은 경마장, 카지노장, 경륜장, 경정장, 사설오락실, 증권거래소, 아파트분양사무소 등을 가득 메우며 올인(all-in)하고 있다. #2. 한국 사회는 재정수입 확대, 지역..

Diary/Diary 2008.07.07

정상에 서는 법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삶의 원칙이나 태도의 많은 부분은 식탁에서 세대를 이어서 전달되곤 합니다. 최근에 나온 이란 책에는 연령을 불문하고 가슴에 차곡 차곡 새겨야 할 조언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 일부를 전해드립니다. #1. 성공하기 위해선 독립적이어야 한다. 어떤 줄의 첫 번째에 서고 싶다면 독립된 사고와 변함없는 근면함, 적극성과 굴하지 않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옳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에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당신에게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세상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만 한다면 진보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신이 부끄러워할 만한 어떤 일에도 당신 이름이 올라가서는 안 된다. -1899년 오하이오 주 켄톤에서 설립된 '더 팀켄 컴퍼니'창업자인 헨..

Diary/Diary 2008.06.25

시간경영법

심각한 병 때문에 자신의 삶이 얼마남지 않는 상태에서 인생을 총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Rand Pausch 교수의 삶이 한 권의 책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다른 좋은 내용도 많지만 우선 '시간경영'에 대한 그의 제안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랜디 포시의 시간경영법 인생을 살면서 나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었다. 나도 내가 많은 부분에서 과도하게 논리적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시간관리에 대한 나의 집착은 꽤 괜찮은 버릇 중 하나라고 굳게 믿는다. 나는 학생들에게 시간 관리에 대해 자주 강조한다. 그것에 대해 긴 강연도 했었다. 평소의 태도가 그런 까닭에 나는 시간 괸레에 아주 능했고, 덕분에 갑자기 수명이 단축되었다는 통보를 받고도 남은 시간에 막대한 인생을 쑤셔 넣을 수 있었다고 믿..

Diary/Diary 2008.06.25

슈퍼자본주의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교수의 글은 우리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는데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책도 당장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이 없지만 현재의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의 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 분의 해결방법이나 문제의식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눈여겨 볼 부분은 많은 신간이라 봅니다. #1. 자본주의의 역할은 경제적인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 파이의 조각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깨끗한 공기 같은 공공재를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인지는 사회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부과된 역할이다.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내가 볼 때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서로 힘을 합쳐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즉, 그..

Diary/Diary 2008.06.25